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충돌, 이라크는 왜 요격하지 않나?
중동 미사일 전쟁에서 이라크의 입장과 방공 대응 체계 분석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현실화되면서 양국 간 미사일과 드론이 중동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100여 기의 드론을 발사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이라크와 요르단 상공을 통과해 이스라엘 본토를 향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라크 상공을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이 통과하는데, 왜 이라크는 요격하지 않는 걸까?”
이 글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라크의 안보 현실, 국제관계 속 이라크의 위치, 그리고 실제 미사일·드론 요격 능력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왜 이라크 상공을 이용하나?
1. 지정학적 경로의 필연성
이란과 이스라엘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습니다. 이란이 자국에서 발사한 미사일이나 드론이 이스라엘을 향하려면, 지리적으로 이라크와 요르단, 시리아 등 제3국의 영공을 통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라크는 이란 서쪽에 인접한 국가로, 드론이나 중거리 미사일이 이스라엘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통로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란이 보복 공격을 감행할 때, 이라크 상공을 경유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2. 고도비행 및 회피 기동
이란이 발사하는 미사일이나 드론은 보통 고고도에서 비행하며,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도록 저고도 침투, 고도 변경, 스텔스 설계 등의 전술을 병행합니다. 이는 이라크가 사전에 감지하거나 요격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라크는 왜 요격하지 않는가?
1. 이라크의 군사력 및 방공 능력의 제한
이라크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국가 재건과 치안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까지 국가 차원의 고도화된 방공망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태이며, 실질적인 영공 방어는 미군 혹은 연합군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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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요격 체계의 배치가 제한적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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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통합 방공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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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라크 북부 지역에 대한 터키의 공습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라크는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타국 미사일이나 드론에 대해 능동적인 요격 능력 자체가 제한적인 것입니다.
2. 외교적 중립과 정치적 민감성
이라크는 현재 이란과 일정 부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유엔 등 서방과의 협력도 중요시하는 다자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발사한 드론이나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사실상 이스라엘 편에 서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란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라크 정부는 중동의 민감한 정세 속에서 군사적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3. 외교적 입장: "우리 문제 아님"
이라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라크 영공이 무력 충돌에 이용되는 것은 유감이나, 외교적 경로를 통한 자제 촉구 외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자국이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이는 중동의 다른 소국들과 마찬가지로, 자국 안보와 정치 안정을 우선시하는 현실적인 외교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격은 없었나?
완전히 요격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요르단 공군은 일부 드론을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라크 내 미군기지 또는 NATO 협력 부대가 일부 방공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다만, 이라크군 자체가 전면적으로 요격 작전에 나선 정황은 없으며, 대부분의 미사일과 드론이 이라크 영공을 통과만 하고 요격 없이 지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라크가 고의로 묵인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지만, 실상은 능력과 정치 상황의 복합적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결론: 이라크는 왜 요격하지 않는가?
요약하자면, 이라크가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격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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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 능력의 부족 – 고도화된 요격 시스템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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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중립 유지 – 이란과의 마찰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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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개입 기피 – 국내 치안과 정치적 안정을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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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피해 없음 – 이라크 본토 공격이 아니라는 점
따라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당분간 계속된다면, 이라크는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무기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중동 안보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분쟁이 제3국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마무리하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은 국지적 전쟁을 넘어서 중동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라크가 직접 전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그 하늘을 누가 통과하느냐에 따라 안보와 외교의 균형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중동 정세에 무관하지 않으며, 외교·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다층적인 정보 분석과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앞으로도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라크와 같은 중간 국가들의 대응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